[화담일보 = 임유찬기자] 에티오피아 북부에서 이어지는 교전과 드론 공격으로 취약한 의료체계가 붕괴 위기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세계보건기구(WHO)가 경고했다. 민간인 사망이 잇따르는 가운데 병원의 인력과 물자가 부족해지고, 치안 불안으로 응급 이송과 의료물자 공급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알자지라의 11월 2일 보도에 따르면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북부 티그라이 지역 반군과 에티오피아 정부의 충돌로 최근 며칠 동안 민간인 여러 명이 숨졌으며 의료시설의 부담도 커졌다고 밝혔다. 그는 교전이 계속되면 응급진료와 모자보건, 질병 치료를 비롯한 필수 의료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사람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앞서 지난 10월 30일 암하라 지역의 민간인 피란민 수용소에는 일련의 드론 공격이 가해졌다. 구조작업에 참여한 소식통들은 로이터통신에 이 공격으로 어린이 여러 명을 포함해 최소 15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이 수치는 해당 수용소 공격에 관한 것으로, 북부 지역에서 발생한 전체 공격의 사망자 규모와는 구별된다.
테워드로스 사무총장도 암하라의 자아리 2 피란민 수용소에서 사망한 것으로 보고된 사람들 가운데 어린이가 포함돼 있다고 확인했다. 인접한 티그라이의 라마에서는 식량을 구하던 중 여러 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다. 그는 일련의 공격에 따른 전체 사상자 수를 제시하거나 공격 주체를 지목하지는 않았다.
의료 현장의 어려움은 부상자 치료 수요 증가와 함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여건 자체가 악화하는 데서 나타나고 있다.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병원들이 의료인력과 의약품, 장비 부족을 겪고 있으며 구급차 서비스도 심각하게 제한돼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불안한 치안 상황이 생명을 구하는 데 필요한 의료물자의 전달을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에티오피아 전역에서 드론 공격과 민간인 피해가 더 빈번해지면서 공중보건과 인도주의적 문제가 악화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필수 의료에 대한 접근이 줄어들 경우 응급환자뿐 아니라 산모와 어린이, 질병 치료가 필요한 주민들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WHO와 다른 유엔 기구들은 추가 물자를 전달하기 위해 활동하고 있다.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민간인 보호를 촉구하는 한편, 의료진과 의료물자가 도움이 필요한 주민들에게 도달할 수 있도록 접근을 보장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물자 공급 노력과 함께 의료서비스를 실제로 전달할 수 있는 여건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이번 충돌은 티그라이 지역 반군 연합과 에티오피아 정부 사이의 교전이 다시 격화한 상황에서 벌어졌다. 양측이 2022년 11월 체결한 평화협정은 재개된 전투로 사실상 무너진 상태에 놓였으며, 분쟁이 더 넓게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