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려식물을 돌보는 일상적인 행동이 정서적 유대감 형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식물에 물을 주거나 잎과 줄기를 관리하는 행위뿐 아니라 향기를 맡고 성장 과정을 관찰하는 등 다양한 상호작용이 정서적 교감을 형성하는 주요 요인으로 분석됐다.
건국대학교 박신애 교수(대학원 바이오힐링융합학과·환경보건·산림조경학부 산림조경전공) 연구팀은 반려식물과 인간 사이의 교감 양상을 관계적·정서적·행동적 교감 등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하고, 일상적인 식물 돌봄 행동과 정서적 경험 사이의 연관성을 분석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전국 7개 주요 도시에 거주하면서 3개월 이상 식물을 재배한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설문조사와 성인 50명이 참여한 14일간의 교감일지 연구를 연계해 진행됐다. 연구팀은 설문조사를 통해 식물 관리 행동과 감각적·정서적 상호작용, 식물에 대한 태도, 교감 과정에서 경험하는 감정과 유대감 등을 조사했다.
분석 결과, 반려식물과의 교감은 관계적 교감, 정서적 교감, 행동적 교감의 세 영역으로 구분됐다. 이는 인간과 식물의 상호작용이 단순한 재배와 관리 활동에 국한되지 않으며, 식물과 관계를 맺고 정서적으로 반응하는 경험까지 포괄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연구팀은 설문조사에서 확인된 교감 유형이 실제 생활에서 어떻게 나타나는지 살펴보기 위해 별도의 교감일지 연구를 진행했다. 참여자들은 14일 동안 반려식물과 함께한 활동을 비롯해 식물의 상태와 변화에 대한 관찰 내용, 상호작용 과정에서 느낀 감정과 교감 정도 등을 매일 기록했다.
교감일지 분석에서는 식물과의 구체적인 상호작용 방식에 따라 서로 다른 정서적 반응이 나타났다. 식물의 향기를 맡은 날에는 만족감, 줄기나 잎자루를 만진 날에는 기쁨, 수확 활동을 한 날에는 즐거움과 관련된 정서 표현이 대표적으로 확인됐다.
또한 감각적 접촉과 정서적 소통, 식물 관리, 기록 및 꾸미기 등 여러 유형의 활동을 수행한 날에는 교감 정도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식물과 상호작용하는 활동의 종류가 다양할수록 교감 정도도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팀은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반려식물과의 교감이 특정한 돌봄 행동 하나로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감각적 경험과 정서적 반응, 일상적인 관리 활동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과정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아울러 연구팀은 교감일지에 기록된 서술형 자료를 대상으로 인공지능(AI) 기반 텍스트 분석도 진행하고 있다. 참여자들이 직접 작성한 식물과의 상호작용 행동, 감정 표현, 식물에 대한 인식 등을 분석해 설문조사만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구체적인 교감 경험을 살펴본다는 계획이다.
특히 AI 텍스트 분석 결과를 교감일지에 기록된 활동 유형 및 교감 정도와 연계해 세부적인 행동과 정서 반응 사이의 관계를 다각도로 분석하고 있다. 이를 통해 설문조사에서 도출된 세 가지 교감 유형이 실제 일상에서 어떤 형태로 나타나는지 구체적으로 확인할 예정이다.
이번 연구는 식물과의 상호작용이 인간에게 미치는 심리·생리적 효과를 확인하는 기존 연구에서 나아가, 실제 재배자의 일상 기록을 토대로 인간과 반려식물 사이의 교감이 형성되는 과정을 분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대규모 설문조사와 일상생활 기반 교감일지, AI 텍스트 분석을 연계해 인간과 식물 간 상호작용을 다각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연구 접근법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향후 연구 결과를 토대로 인간과 반려식물 간 상호작용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교감 측정 지표를 구체화할 방침이다. 또한 식물과 직접 상호작용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심리·생리적 반응을 분석하는 후속 연구에도 이번 결과를 활용할 계획이다.
한편 이번 연구는 농촌진흥청의 '인간-반려식물 교감 시그널 측정·분석 시스템 및 통합형 플랫폼 개발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향후 인간과 반려식물 간 교감 신호를 측정하고 분석하는 시스템 및 통합형 플랫폼 개발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