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담일보=강이준기자] 미국 중간선거에서 패배한 공화당 내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겨냥한 책임론이 확산하고 있다. J D 밴스 부통령은 이란 전쟁을 패배 원인으로 지목했고, 당내에서는 지도부 교체 요구도 나왔다. 핵심 참모 경질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교체 검토를 부인했다.
동아일보의 11월 6일 보도에 따르면 미 정치매체 액시오스는 4일(현지 시간) 공화당 현역 의원들이 이란 전쟁과 이민세관단속국(ICE), 인플레이션, 유가, 서민 경제에 대한 관심 부족 등을 선거 패인으로 지적했다고 전했다. 텍사스주와 캔자스주 등 공화당 강세 지역에서도 패배하면서 대통령과 당의 책임을 둘러싼 갈등이 표면화한 것이다.
2028년 대선 유력 주자로 꼽히는 밴스 부통령은 이날 X에 선거 패배 이유가 전쟁이라며 “대통령 자신도 어젯밤 그렇게 말했다”고 썼다. 이어 이란 전쟁의 가치와 관련해 “6년간 상원을 잃는 대가를 치를 만한 것이었다고 주장하고 싶으면 한번 해보라”고 했다. 이란 전쟁에 회의적이었던 밴스 부통령이 전쟁의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밴스 부통령이 차기 대선 같은 정치적 행보를 감안해 대통령과 거리를 두려는 의도라고 전했다. CNN은 “2028년 대권을 위해 밴스 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배신했다”고 평가했다.
당내 비판은 전쟁에 그치지 않았다. 워싱턴포스트(WP)가 인용한 익명의 공화당 선거전략가는 “이번 패배는 거의 전적으로 대통령과 무능한 백악관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이란 전쟁과 관세에 따른 고물가를 가볍게 여기고, 민생보다 백악관 공사에 몰두한 국정 운영 방식을 핵심 패배 원인으로 지목한 것이다.
ABC방송 조사에서는 하원 선거 투표자의 55%가 정부 부패를 투표에 ‘결정적으로 중요한 요인’으로 꼽았다. 생활비 문제를 꼽은 비율은 49%, 이란 전쟁은 34%였다.
지도부를 향한 교체 요구도 이어졌다. 그레그 스튜비 공화당 하원의원은 이날 X에서 “새로운 지도부가 진정한 보수의 방향으로 나아가게 해달라”고 촉구했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이날 차기 공화당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다음 날 성명을 발표하지 않은 채 백악관 연회장 건설 현장을 찾았다. 선거 참패에 따른 책임론과 거리를 두려는 모습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선거 패배의 책임이 백악관과 행정부 핵심 인사들에게 향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공화당 선거전략가는 WP에 트럼프 대통령을 “폭발을 경계해야 하는 화산”에 비유했다. 패배에 따른 압박이 커지고 희생양이 필요해지면 측근들에게 잇따라 해고를 통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인 2018년 중간선거에서도 공화당이 하원을 잃자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을 경질했다.
특히 이란 전쟁을 주도한 헤그세스 장관의 거취가 주목받고 있다. CBS는 트럼프 대통령이 측근들에게 헤그세스 장관의 교체 여부를 묻고 있으며, 후임으로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등이 거론된다고 전했다. 댄 케인 합참의장과 브래드 쿠퍼 중부사령관 등도 경질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헤그세스 장관 교체를 검토하느냐는 질문에 “아니다. 그는 아주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공화당 내 반트럼프 인사인 토머스 매시 하원의원은 다음 주 헤그세스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을 하원에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고 이날 CNN이 전했다.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도 거취가 거론되고 있다. WP는 백악관 관계자 등을 인용해 와일스 실장의 퇴진 가능성을 염두에 둔 권력 경쟁이 이미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