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서 ‘벌금 100만원, 당선무효형’이라는 표현을 접하면 선고 당일부터 의원이나 지방자치단체장의 자리를 잃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형량과 함께 살펴야 할 것은 범죄의 종류와 판결 확정 여부이다.

당선무효형은 별도로 정해진 형벌의 이름이 아니라, 법이 정한 당선무효 요건에 해당하는 형을 가리키는 표현이다. 벌금 기준과 효력 발생 시점, 뒤따르는 효과를 나눠 알아본다.
벌금 100만원 기준과 적용 대상
첫째는 누가 어떤 범죄로 처벌받는지에 따른 벌금 기준이다. 공직선거법 제264조는 당선인이 해당 선거에서 공직선거법상 죄 또는 정치자금법 제49조의 죄를 범해 징역이나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받으면 당선을 무효로 하도록 규정한다. 여기서 100만원 이상은 정확히 100만원도 포함한다. 해당 요건을 충족하는 벌금 100만원과 90만원은 당선무효 여부에서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일반 형사사건에서 벌금 100만원을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이 조항에 따라 당선이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다. 정치자금법 위반이라는 이름만 보고 모든 조항에 같은 기준을 적용해서도 안 된다. 어떤 선거와 관련된 사건인지, 유죄로 인정된 죄가 무엇인지가 중요하다. 여러 혐의가 함께 재판받았다면 기사에 나온 총액만 보지 말고 해당 범죄에 선고된 형을 확인해야 한다.
선거사무장이나 회계책임자, 후보자의 배우자·직계존비속에게는 별도 규정이 있다. 제265조는 법에 열거된 매수·기부행위 등 범죄로 징역형이나 3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받으면 후보자의 당선이 무효가 될 수 있도록 한다. 모든 선거운동원이나 모든 범죄에 적용되는 기준은 아니다. 대통령후보자와 비례대표 후보자 등에 대한 제외 규정, 법정 예외도 있어 당선인 본인의 100만원 기준과 구별해야 한다.
선고와 확정은 효력 발생이 다르다
둘째는 선고와 확정의 차이이다. 검찰이 법원에 요구하는 형량은 구형이고, 법원이 판단해 내리는 형은 선고형이다. 검찰이 당선무효에 해당하는 벌금을 구형했더라도 법원이 그대로 선고했다는 뜻은 아니다. 법원이 1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했더라도 항소심에서 무죄나 다른 형량으로 바뀔 수 있다.
당선무효의 효력은 해당 형이 확정되는 것을 전제로 한다. 따라서 1심 선고 기사에서 ‘확정되면 당선무효’라고 표현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항소나 상고로 재판이 계속되는 상황과 확정판결이 나온 상황은 구분해야 한다. 하급심 판단을 소개하면서 이미 직을 잃었다고 단정하면 독자에게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게 된다.
확정이 반드시 대법원 판결만을 뜻하는 것도 아니다. 법정 기간 안에 상소하지 않거나 상소를 취하해 하급심 판결이 확정되는 경우도 있다. 반대로 대법원이 원심을 깨고 사건을 돌려보냈다면 이후 재판 결과를 살펴야 한다. ‘당선무효형 선고’라는 문구를 읽을 때는 재판 단계와 불복 절차가 남아 있는지까지 확인하는 것이 정확하다.
직위 상실과 출마 제한·비용 반환
셋째는 당선무효에 뒤따르는 신분·정치활동·금전상의 효과이다. 해당 당선이 무효가 되면 그 당선에 기초한 의원직이나 단체장직을 유지할 수 없게 된다. 다만 당선무효와 선거권·피선거권 제한은 각각 법적 요건을 확인해야 하는 문제이다. 주변인의 범죄로 당선이 무효가 된 경우까지 당선인 본인이 같은 형사처벌과 자격 제한을 받는다고 이해해서는 안 된다.
본인이 선거범 등 공직선거법 제18조가 정한 범죄로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확정받으면 원칙적으로 확정 후 5년 동안 선거권이 제한되고, 제19조에 따라 피선거권도 제한된다. 투표와 출마에 모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미이다. 징역형이나 집행유예는 제한 기간과 기산점이 달라 벌금형의 5년 기준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 벌금을 납부했다고 이러한 제한이 곧바로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반환받은 기탁금과 보전받은 선거비용을 돌려줘야 하는 문제도 생긴다. 제265조의2에 따른 반환 대상자는 선관위가 고지한 금액을 고지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납부해야 한다. 이는 형사벌인 벌금과 별개이다. 대통령선거의 정당추천후보자 등은 법에서 정한 경우 정당이 반환 의무를 부담한다. 확정판결 전에 사직했다는 사정만으로 반환 의무를 피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벌금 액수와 판결 확정을 함께 확인
당선무효형을 이해하는 출발점은 벌금 액수 하나로 결론을 내리지 않는 것이다. 당선인 본인의 범죄인지, 주변인의 범죄인지 구별한 뒤 적용 조항과 선고형, 확정 여부를 순서대로 살펴야 한다. 이후 직위 상실과 선거권·피선거권 제한, 선거비용 반환을 각각 확인하면 된다. 같은 ‘당선무효형’이라는 표현이라도 그 의미와 현재의 법적 상태는 달라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