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담일보=조이안기자] 미국 중간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공화당이 크게 패하면서 이스라엘 차기 정부 구성 협상에도 대미 관계를 둘러싼 책임 공방이 번지고 있다. 미국과의 긴밀한 관계를 자신의 강점으로 내세워 온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향해 이스라엘 야권은 양국 관계 악화의 책임을 물으며 차기 정부 구성을 맡겨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알자지라의 11월 5일 보도에 따르면 네타냐후는 지난달 이스라엘 총선을 앞두고 트럼프의 지지를 받았다. 올해 미국과 이스라엘이 함께 이란과 전쟁을 벌인 상황에서 이 지지는 네타냐후가 핵심 동맹국과의 관계를 유지할 지도자라는 인식을 뒷받침했다. 그러나 공화당의 중간선거 패배 이후 패인을 둘러싼 초기 분석에서는 이란 전쟁과 미국의 대이스라엘 관계가 쟁점으로 떠올랐고, JD 밴스 미국 부통령도 두 사안을 거론했다.
네타냐후 교체를 추진하는 진영에 속한 야이르 라피드 전 총리는 소셜미디어에서 자신의 미 의회 인사들과의 관계를 강조했다. 그는 미국 유권자들이 이스라엘 자체보다는 극단적인 발언을 하는 장관들과 정착민 폭력, 이해하기 어려운 정부에 반대하며, 특히 네타냐후에게 부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의 군사원조 문제도 공방에 더해졌다. 야권 지도자 아비그도르 리베르만은 트럼프가 선거 당일 발표한 대이스라엘 군사원조 중단이 네타냐후 지지와 맞바꾼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하며 그 대가가 연간 38억 달러라고 주장했다.
킹스칼리지런던의 선임 교육 펠로이자 이스라엘 안보 분석가인 아론 브레그먼은 미국의 지원 중단으로 이미 국내총생산의 7% 수준인 국방비가 더 늘어나 이스라엘 국민의 살림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네타냐후가 아랍계 세력이 선거를 훔쳤다고 주장하며 이들의 정당성을 훼손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야권이 아랍계 세력을 협력 상대로 삼지 못하게 하려는 시도라는 분석이다.
정부 구성의 직접적인 변수는 지난 10월 27일 총선에서 나온 의석 분포다. 네타냐후의 우파 블록은 53석을 확보해 정부 구성에 필요한 과반 61석에 8석이 모자랐다. 전직 군 참모총장 가디 아이젠코트가 이끄는 야권 블록은 48석을 얻었고, 아랍계 정당인 통합아랍명단과 공동명단은 합쳐 19석을 차지했다. 두 아랍계 정당은 모두 아이젠코트를 총리로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아이젠코트와 다른 야권 지도자들은 네타냐후와의 통합정부 구상을 거부하고 있어 네타냐후가 과반을 확보할 뚜렷한 경로는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아이젠코트 진영 역시 앞서 아랍계 정당과 함께 정부에 참여하는 방안을 배제했지만, 정부 밖에서 이들의 지지를 받는 방식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츠하크 헤르초그 대통령이 정부 구성 책임자를 지명해야 하며, 보도 시점에는 아직 지명이 이뤄지지 않았다.
네타냐후의 오랜 초정통파 동맹인 통합토라유대주의도 11월 5일 네타냐후를 포함해 누구도 정부 구성 책임자로 추천하지 않았다. 이 정당이 추천을 유보한 것은 2009년 이후 처음으로, 네타냐후의 입지를 약화하고 야권에 힘을 싣는 움직임으로 해석됐다.
다만 총리가 바뀌더라도 미국 내 대이스라엘 여론이 회복되리라는 보장은 없다는 분석도 나왔다. 메릴랜드대 주요 현안 여론조사 책임자인 시블리 텔하미는 4월 퓨리서치센터 조사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인의 부정적 태도가 네타냐후에 대한 태도와 비슷한 수준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체 조사에서도 미국인 다수가 네타냐후 없는 새 정부가 들어서더라도 이스라엘에 대한 견해를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고 밝혔다. 이어 어느 이스라엘 정부든 거세지는 미국 내 부정적 여론을 상대해야 한다며, 양국 관계를 5년 전 수준으로 되돌릴 수 있는 정부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